먼저 이 지면을 빌려 중국 내 한국MK들의 존재와 케어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랫동안 마음 한 구석엔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지 막막해 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늦었지만 선교의 사각지대에 있는 잃어버리기에는 너무 소중한 존재들인 한국MK들을 인식하고 케어 하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소원해본다.

중국 내 한국MK 현황
한국MK들의 통계 자료를 요청하는 문의를 들을 때면 어김없이 복음서의 오병이어 사건이 떠오른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배불리 먹은 사람들이 장정만 5,000명이라고 기록한 그 당시의 문화에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세계 선교사 파송 2위인 나라에서 한국선교사 자녀들의 수를 파악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기초 자료가 없다는 사실이, 한국선교의 현주소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예년의 통계자료를 가지고 추산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2003년도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선교사의 수가 11,614명이며, 자녀들의 수는 5,263명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자녀들의 경우는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락된 수가 많다고 한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2002년 통계를 참고하여 한국MK들의 수를 추측해 본다면, 전체 한국인선교사 통계 10,422명(도표1) 중에서 기혼선교사 비율이 87.9%이므로(도표2), 4,500쌍의 부부선교사 사이에서 한 가정당 자녀 수를 2명 정도로 잡고 증가추이를 고려할 때 적어도 8,000~10,000여 명의 한국MK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중 중국 내 한국MK는 얼마나 될까? 한국선교사 10대 주요 파송국가 중 중국이 1위이고, 1,097명(도표 3)의 비율을 고려해본다면 대략 800~1000여 명의 한국MK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보안문제로 인해 정확한 통계나 교육여건, 기타 신변에 대한 자료를 알 수 없는 상태이다.

또한 한국선교사들이 창의적 접근지역(도표 4)과 특히 중국에 많은 수가 분포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상당수의 한국MK들은 교육적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중국 내 한국MK 케어의 필요 
 9.11 테러 이후 서구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의 제약으로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많은 지역에 2/3세계 선교사, 특히 한국선교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시대적 요청을 듣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이에 있고, 한자 문화권이라는 동질감이 있어서 1,000여 명의 한국선교사들이 여러모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한국선교사들의 특성상 최전방선교와 창의적 접근지역에서의 사역에 계속적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낙후된 생활환경과 복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서구선교사들에 비해 개척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 같은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더 많은 한국선교사 가정이 사역을 하게 될 것이며, 필연적으로 MK문제들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예견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케어와 교육적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한국교회와 선교계에서 이들의 중요성과 새로운 인식전환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한다. 

흔히 한국교회에서 선교사자녀 하면 취학 전 아이들이나 초등학생 연령의 아이들을 많이 떠올리는 것이 사실인데, (도표5)를 보면 이제 한국선교의 역사가 30여 년 되면서 한국MK들이 어느새 많이 자라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사이 중 ? 고등MK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한국선교사들이 생활적으로나 사역적으로 부담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중국 같은 경우 흔히 한국선교사 가정이 신분안전문제와 현지인학교의 공산주의 교육, 국제학교의 학비문제 등의 부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취학 전 아이들이나 초등학생 연령의 MK들 경우는 특별한 대안 없이 집에서 데리고 있거나 홈스쿨링을 하면서 사역을 해 나가는 경우들이 많으나 그 이후, 자녀들이 중 ? 고등 연령이 되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체성 문제나 교육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처를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여 훗날로 미루며 사역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자녀들이 커서 맞닥트리게 되는 심각한 문제들에 대처하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도표6)에서 보듯이 한국선교사들의 사역의 장점이자 특징은 교회개척과 제자양육이다. 참 귀한 은사이고 하나님께서 이때에 한국선교사들을 들어 서구선교사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감당하게 하는 섭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한국 내에서도 교회개척과 제자양육의 성공을 위해 목회자 가정들이 감당해야 하는 대가는 만만치 않다. 더욱이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신분에 대한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하는 삶과 사역은 선교사 가족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시킨다. 이것은 선교사 가정이 선교지에서 장기적인 삶과 건강하게 사역하는데 장애요소이며,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와 선교사 가정이 중도탈락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 내 한국MK 현주소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수년간 단기MK사역자들과 선교지원팀 연결 등 현지의 MK지원과 교육적 필요사역을 감당하면서, 많은 단기선교여행 팀이나 단기MK교사들이 한결같이 보고하는 것은 중국 내 MK들이 너무 방치된 채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선교사들의 바쁜 사역으로 인해 MK들은 자신들이 부모에게 사역 다음으로 여기는 존재들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부모 선교사들이 교회개척과 제자양육에 혼신의 힘을 다 쏟다보니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그 날 그 날 학교에서 배운 것들에 대한 부모선교사의 재해석과 적절한 지도를 받을 기회가 없어, 부모가 뭔가 이상하다고 인식했을 때는 자녀의 가치관이나 태도가 변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한국MK들이 현지학교에 다니고 있는 경우 유물론과 공산주의 교육에 대한 부담감과 현지아이들의 왕따와 집단폭행 등의 또래집단에서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본다. 대부분 보안문제로 인해 자신의 부모님이 무슨 사역을 하는지 잘 모르기도 하고, 안다고 해도 함께 그 사역에 참여하는 기회가 적다. 그러므로 중화사상이 강한 그들의 배척은 현실적으로 한국MK들이 어린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것이다.

한 번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MK캠프에 왔던 중국 내 한 청소년MK와 온라인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본인을 포함해서 현지학교 시험기간에 PC방에 와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러 명의 한국MK들이 있으며, 대다수의 현지학교에 다니는 한국MK들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현지학교에서 언어를 잘 하지 못하여 학급과 학교의 성적 평균점수를 저하시킨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이 시험을 보지 말라고 하거나,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국제학교의 경우 고액의 학비 문제가 있는데, 한국선교사들은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현지학교에 비해 기독교교육을 자녀들이 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자녀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파송교회나 독지가의 장기적인 후원 없이 국제학교에 다니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며, 겉은 노란데 속은 하얀 ‘바나나’같은 존재로 나중에는 부모선교사와의 관계와 정체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한다.

홈스쿨링의 경우는 많은 수의 한국선교사 가정이 한국의 교육 제도상 홈스쿨의 학력 미인정과 학습자재 부족 등의 실정에도 서서히 그 선택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교회와 선교계, 교육 전문가 그룹들이 학력수준 평가, 학습도구 지원, 단기MK교사 파견 등의 한국선교사 가정의 필요들을 효과적으로 돕는 멤버케어의 실제가 일어나길 바란다.

중국 내 한국MK 멤버케어의 실제
부모선교사가 국제학교나 현지학교, 또는 홈스쿨링 등 자녀를 위한 학교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자녀를 위한 교육철학을 세우고 그들이 겪게 될 여러 변화 즉 사역지 이동, 학습언어 변화, 대학 선정, 군입대 등을 고려해 12년 교육계획을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은 자녀들이 겪을 여러 어려움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일관성 있는 정체성을 심어주는데 효과적이다.

한국교회와 선교단체 등 파송단체들은 중국 내 한국MK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부모선교사들이 뛰어넘지 못하는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 세계관의 장벽을 넘어 다음 세대를 짊어질 한국MK들을 MK장학금, MK호스텔, 장/단기 MK교사선교사 파송, MK캠프 지원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세우는 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향후 10년간 한국선교는 계속해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선교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교회 후원기반 확충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1세대 한국선교의 불을 부모선교사들이 지폈다면, 다음 횃불을 이어받아 한국교회와 중국선교 더 나아가 예루살렘까지 가는 세계선교의 횃불을 한국MK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투자일 것이다.

이 훈 / MK NEST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