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모든 교회는 본질로서의 선교를 수행해야 한다. “너희는 가라”고 하셨고, “제자를 삼으라” 하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선교적 의미로 ‘가야하고, 보내야 하고, 제자삼는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는 일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다.
 

웹진『중국을주께로』 이번 호에서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유학생들과 관련된 제자훈련을 특집으로 구성하고 실제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이 글은 제자훈련의 기초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자 한다.  

성경과 제자훈련
제자훈련은 그 기초를 성경에 두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셨으며, “제자를 삼으라”는 이 명령은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의 중심이 된다. 대위임령을 사도들에게 명하신 분, 오늘 우리 교회와 우리에게 부탁하시는 분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성경대로 삼일 만에 부활하신 분이시다. 또한 그의 교회를 위하여 자기의 피로 값을 지불하셨고, 교회의 머리가 되신 분이시다. 교회는 그의 몸이며, 성도는 그리스도의 지체(肢體)이다. 그의 명령과 부탁을 받드는 것이 마땅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하신 예수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이시다. 하나님께로부터 합법적인 권세를 부여받았으며, 그 권세로 우리에게 명령하신 것이다. 그는 원래 그 영광과 권세와 능력에 있어서 하나님과 동등 된 분이다. 그러나 스스로 자기를 비워 종의 모양을 입고 이 땅에 사람의 모습으로 오셔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셨다.
 

‘제자’는 누구인가? 그리스도를 배우는 자이다. 그의 낮아지심과 죽으심을 배우고, 그의 교훈을 전인격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삶을 따라 사는 자이다. 예수를 따르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라”(마태복음 16:24)고 하셨다.

성경이 보여주는 제자훈련의 대원칙 중의 하나는 ‘제자가 되지 않고는 제자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느 족속인가를 제자 삼기를 원한다면, 우선 우리가 제자가 되어하는 것은 기본원리이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평신도를 깨운다> 훈련을 수료하거나, <일대일 제자훈련>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全) 삶의 영역을 포함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이 말은 달리 말하면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원하거든’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지는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동일한 정도의 신적 필연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스도처럼 고난과 자기부인을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생애가 그러하듯이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오늘 ‘제자 삼는 일’을 원하는 사람도 먼저 제자가 되어야 하고, 그리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자신의 전존재를 포기하는 자기부인이 필연적인 것이며,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희생을 자진해서 감수하고자 하는 결단이 자신을 지배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회심한 사도 바울은 그의 삶과 사역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과 사역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으로, 그리스도를 위한 삶으로 고백하며 제자의 본을 보여주고 있다.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린도전서 11:1)고 선포하고, 자신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 같이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되라고 권면하고 있다. 
 

제자로서의 삶의 목표를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라”(로마서 14:8)고 고백하며, 그 고백을 따라 철저하게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은 자기중심(Self-centered)에서 그리스도중심(Christ-centered)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훈련의 필요성
제자는 훈련되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써 새사람으로 변화되어 자신을 그리스도에게 철저히 복종시키는 일은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훈련이 필요하다. 제자훈련을 통해서 인격적인 위탁자로, 복음의 증인으로, 섬기는 종으로 되어 가는 것이다.
 

예수께서 “아무든지 나를 따르려거든”이라고 말씀하실 때, 그것은 치열함이나 지극함으로 따르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전부(全部)를 걸라는 의미이다. 무슨 목적을 위하여 조건을 걸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목적과 뜻에 맡겨 예수 그리스도께서 목적하시는 목표와 내용으로 채우는 자가 되라는 것이다. 이 일에는 다양한 형태의 영적이고 공동체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이 훈련은 피상적인 신앙생활을 떠나 깊이 있는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출발하는 영적 훈련이어야 한다. 오늘날은 경건의 능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건의 모양도 잃어버린 시대이기도 하다. 우리는 두 가지 면으로 제자훈련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뿌리 깊은 죄의 습관을 차단하고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고 친밀하게 교제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영적 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여기에는 내적 훈련으로써 묵상의 훈련, 기도의 훈련, 금식의 훈련, 학습의 훈련이 포함된다. 외적 훈련으로써는 하나님 앞에서의 단순하고 정직하게 사는 훈련, 홀로 있기의 훈련, 복종의 훈련, 섬김의 훈련 등이 포함된다. 또한 공동체에서의 훈련도 필요한데, 고백의 훈련, 예배의 훈련, 인도하심을 받는 훈련, 기뻐하는 훈련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영적 훈련의 과정을 통하여 인격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해가며, 성령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감동하심으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둘째, 본인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또 다른 제자를 낳은 영적 재생산으로써의 ‘제자훈련’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훈련은 첫 번째 훈련을 기본으로 하며, 첫 번째의 훈련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훈련이며, 자신의 영적 무장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자로서의 훈련이 포함되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며 성도들을 양육하고 제자화하는 전(全)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복음화 전략으로써의 제자훈련이다.
 

우리 한국에도 많은 제자훈련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제자훈련원의 <평신도를 깨운다> , 두란노의 <일대일 제자훈련>, 그리고 네비게이토, CCC 같은 선교단체들의 훈련 과정들이 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는 <평신도를 깨운다> 훈련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로 제자훈련의 터다지기, 둘째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의 구원, 셋째로 작은 예수가 되라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은 다시 총 32개 과목으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이 훈련은 단순히 교재를 공부하는 형태를 벗어나 성경묵상과, 성경읽기, 성경암송, 관련서적 읽기, 삶의 영역을 나누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선교 사역으로서의 제자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선교 사역의 성패를 가름할 만큼 중요하다. 한 사람의 잘 훈련된 현지인 제자는 그 어떤 성과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며, 현지인 교회가 세워져 가는 일에 핵심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나가는 말
한국에 유학생 신분으로 나와 있는 중국인유학생들은 향후 귀국하여 각 분야에서 사회의 지도자가 될 사람들이다. 이들이 예수를 주라고 시인하고,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훈련을 받아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중국으로 돌아간다면 중국의 복음화는 한층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제자를 삼는다는 것은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철저히 복종시키는 것이다. 즉 이들이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써 새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을 가리킨다. 중국인유학생 사역에 이러한 영적 현상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는 일에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지기를 기대한다.
 

필자도 국내 선교단체의 대표로 일하면서 중국인유학생 사역에 관여하고 있다. 아직은 이들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 예배에서 만나는 이들 중에는 석/박사생도 있고, 교환교수도 종종 만난다. 성령의 감동으로 예수를 주라고 시인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이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께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가 전에는 비방하는 자요 박해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중략) 내가 죄인 중에 괴수니라.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디모데전서 1:12-16).
 

※참고문헌
옥한흠, 『제자훈련 지침서』, (서울: 국제제자훈련원), 2002.
박영선, 『섬김으로 세우는 나라』, (서울: 영음사), 2013.
헤르만 리델보스, 『마태복음(하)』, (서울: 여수룬), 1990.
리차드 포스터, 『영적 훈련과 성장』,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06.

♣ 김아모스 | 선교사, 빌리온선교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