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도시를 기준으로 연수입 3만 위안(한화 약 500만원)을 최저 기준으로 “고액 소득자”를 발표하였다. 다음은 중국 주요도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년에 3만 위안 이상 버는 사람을 과연 ‘부자’라고 할 수 있는가?”

리우저우(刘奏)
남, 36세, 컴퓨터 기술자, 월수입 8천 위안, 베이징
“연 3만 위안 이상 벌면 부자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돈을 얼마나 버느냐는 얼마나 쓰느냐에 달려 있지요. 운전하고, 손님 접대하고, 옷 사고, 가끔씩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1만 위안은 금방 써 버리거든요. 자기 집과 차가 있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저축한 돈도 좀 있고, 1년에 한두 번은 여행도 갈 수 있어야 기본적으로 부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첸후이량(钱惠良)
남, 69세, 퇴직 노동자, 월수입 660위안, 상하이
“과거에 부자라면 공장장, 당서기 등이었는데, 지금은 회사를 차린 ‘사장’들을 부자라고 하지. 요즘 3,4천 위안 정도는 돈도 아니야. 적어도 6,7천 위안은 있어야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지. 난 몸이 건강해야 부자라고 믿어.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거든.”

샤오중(小钟)
남, 27세, 직장인, 쿤밍
“저도 물로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소위 부자라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진 않아요. 그들은 대부분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함께 월 2천 위안 정도를 버는데,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쓰기엔 충분합니다. 버스 타고 출근하고, 식당에서 점심 먹고, 저녁은 대부분 교대로 양가 부모님 댁에 가서 먹습니다. 저축해서 집을 살려면 어쩔 수 없지요.”

판화(范华)
여, 19세, 대학생, 베이징
“진정한 부자라면 반드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해요. 부는 겉모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이지요. 마음이 부유해야 진정한 부자 아닐까요?”

후웨이(胡伟)
남, 48세, 기업가, 개인재산 천만 위안 이상, 베이징
“다른 사람 눈엔 당연히 제가 부자로 보이겠지요. 그러나 전 제가 돈이 아주 많다고 느끼지 않아요. 돈은 숫자 놀음에 불과해요. 하루아침에 0이 하나 더 늘기도 하고 하룻밤 사이에 무일푼이 되기도 하지요. 거지와 부자의 차이는 어떤 잣대로 잴 수 없어요. 빈곤선 이하에만 내려가지 않으면 모두들 잘 사는 거라고 봅니다.”

쉬꾸이칭(徐桂清)
여, 45세, 국영기업 직공, 쿤밍
“남편은 정리휴직 당했고, 둘째 아들은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놀고 있어요. 88세 된 노모도 모시고 삽니다. 난 두 달 동안 월급을 못 받았어요. 매달 월급이 800위안밖에 안 되는데도 늘 두세 달씩 밀리곤 해요. 만약 내가 한 달에 3천 위안만 벌 수 있다면∙∙∙. 정말 꿈 같은 소리지요.”


출처/ 「新周刊」. 2001. 7. 1
번역/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