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외국 선교사들의 추방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그것은 중앙정부의 종교정책 가운데 “태풍 5호(台风五号)”라는 조치로서 외국 선교사를 일시적으로 또는 장기적으로 중국에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중국 서북 지역의 신장자치구에서도 2007년 현재까지 이미 70여 명의 선교사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고, 때로는 한 달, 10일 내에 강제적으로 출국 하라는 조치를 받고 떠나는 선교사들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아래 중국에서는 또 하나의 바람인 성령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계속되는 핍박과 통제 가운데서도 중국교회는 반세기 동안 계속 성장하였고 지금도 성령의 강한 바람으로 중국교회를 부흥 시키고 있다.

태풍 5호 조치의 의미
필자는 중국에서 최근 추방된 사역자로서 추방 조치와 관련하여 그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과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서 나누고자 한다.

첫째로 "태풍5호"라는 조치 안에는 2008년 올림픽 전에 모든 종교활동에 대하여 (특히 기독교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 중국인들과 외부 세력 및 단체와의 관계를 더 적극적으로 단절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외국에서 들어온 선교사들을 알고 있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앞으로 선교의 목적을 가진 외국 선교사들을 "태풍 5호"조치를 통해 점차로 추방 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언제까지 인지는 알 수 없으며, 올림픽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것은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영어교사의 신분을 가진 외국인 사역자들이 중국 정부에게 가져다주는 유익의 손실을 따져 볼 때, 그 가치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태풍 5호"조치의 문건 가운데 선교의 목적을 가진 중국내 영어교사들을 다수 내 보내라는 내용이 있는데, 중국 많은 도시의 대학이나 교육기관 가운데 필요한 영어 교사들에게 내려진 이 조치는 일단 중국내 선교목적으로 와 있는 외국 영어교사를 대체할만한 현지 인력이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 중국 그리스도인(1억2천만)의 부흥과 성장에 놀란 중국 최고 권위자들은 이러한 성장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는 선교사들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그 조치로 올림픽을 의식하여 그 전에 추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대 내외에 중국내 종교활동에 대한 제한을 뜻하는 강한 경고성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중국 종교법을 통하여 3자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으로서는 계속하여 늘어가는 외국 사역자들과 그들의 관계 단체 및 나라들에게 중국인들을 향한 선교활동을 하지 말라는 확고한 경고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태풍 5호"문건들이 공개적으로 나타나며, 의도적으로 대내외에 알려지는 과정을 보더라도 경고성의 의미는 크다. 태풍 5호 조치가 외부세력과의 관계 근절 및 강한 경고성이 있다고 볼 때, 향후 중국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의 입장에서 중국의 현실을 감안하여 볼 때, 이 조치는 어떤 면에서는 중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중국내에도 이단이 외부에서도 들어오고, 국내 자체의 이단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볼 때는 정부의 조치로 이단세력들을 선별하고 제한 한다면 중국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유익한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이단으로 규정된 많은 이단 세력들이 (구원파, 박옥수, 정명석, 귀신론 주창자들) 중국 곳곳에서 활동하며 중국 교인들과 교회를 혼란케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해외 이단세력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을 대처할 뿐 아니라 그 조직을 근절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한편으로는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 의미로는 복음주의 교회와 선교사들의 헌신과 수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내의 교회의 현실을 잘 모르고, 언어 및 문화적 이해의 부족함으로 중국 교회를 돕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케 하는 연약함을 보인다고 가정할 때, 중국내 해외 선교사들을 추방하는 조치는 앞으로 중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더 유익한 조치라고 해석 할 수 있다. 1949년 공산화 이후 50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국으로 파송된 선교사가 다 추방된 뒤에도 오히려 부흥의 역설적인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국교회를 향한 주님의 시대적 요청 
한국교회가 중국에 파송한 공식적 한국 선교사는 약3,000명(2006년 1월, KWMA 의 조사발표)으로 발표되었다. 자비량 선교사와 개별 교회의 사역자들을 포함 한다면 4000명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숫자는 계속하여 늘어가고 있으며 중국 선교의 과열된 현상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대도시 선교사 집중 현상, 전략의 부재 및 교단 교파주의 확산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중국 선교 15년의 열매는 중국교회의 성장에 일익을 담당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모두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중국내 대도시에서의 한인교회의 과열 경쟁 및 중복 투자도 그런 점에서 많은 아쉬움과 염려를 나타내고 있다. 북경 내 일부 가정 교회 지도자들이 물량주의적, 권위주의적, 성과주의적, 신학주의적, 교파주의적 성향을 가진 한국 선교사들이 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가슴 아픈 얘기들, 한국 사역자들에게 한족 가정교회들이 이제 우리는 괜찮으니 복음이 필요한 다른 민족에게로 가는 것이 더 선교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게 될 때는 우리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일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추방 조치는 중국교회를 건강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해 가기를(중국정부의 바램)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메시지가 있으며, 그것을 분별하여 들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추방 조치를 당하여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필자는 14년간의 중국내 실제적 사역과 경험을 통하여 겸허한 마음으로 나 자신과 우리를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보고자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와 동료 사역자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분의 뜻에 따라 중국교회를 더욱 잘 섬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중국교회를 단지 선교대상의 민족이나 국가로만 본다는 것은 참으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교회의 신학에 대해 우리가 너무 앞서서 말하거나, 무지한 사랑과 지나친 간섭으로 자생적이며, 독립적인 교회가 세워지는 것을 방해 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중국 교회는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세계선교의 일익을 담당해야 하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다고 본다. 세계교회가 하나 되어 마지막세기, 마지막시대의 남은 지상 명령을 완수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 일을 위하여 중국교회가 세계를 품은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도록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공동대처 하는 것이 필요하다.

태풍 5호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태풍5호의 조치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는 두려움과 도피적 자세가 아니라,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 선 충성된 일꾼으로서의 자세이다. 함께 하는 모든 동역자와 교회 앞에 본이 되는 예배자와 전도자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30일 내 중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고 기도하는 가운데 더욱 담대하게 나가라는 성령의 감동을 받았고, 오히려 그 이전보다도 더 열심히 기도하고, 사역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30일의 시한부 인생을 통보 받은 자의 비통한 심정으로 주님 앞에 섰을 때 내 아내는 마음 깊숙이 터져 나오는 통곡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영혼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게으른 종의 탄식이었고, 주님 앞에 부끄러운 참회의 눈물이었다. 한참 동안의 통곡과 회개를 통해 영혼은 주님의 위로를 받으며 다시금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성령님의 감동을 따라 기도에 전념하며, 아버지의 뜻을 구하며 나아갔을 때 내 안에는 두려움이 아니라 담대함과 평안함이 넘치고 이러한 시련을 감당할 만한 힘을 주셨다.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하나님은 부족한 자의 무릎을 더욱 강하게 해 주셨고, 그 시험을 통과한 종에게 열방을 더 크게 품을 수 있는 축복을 주시고 실크로드의 많은 민족의 영적 아비, 어미가 될 것을 믿음 가운데 비전으로 확신케 하셨다.

며칠 후 현지 교회 지도자가 이 일을 듣고 기도하던 중에 내가 떠나는 것이 유익하다는 환상을 보여 주셨는데, 엄마가 아이를 잉태하여 10개월 간의 영양공급을 해 주었던 탯줄을 출산 후 끊어버리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선교사는 아이를 잉태한 엄마를 비유하며 아이는 이제 생명가운데 홀로 서야하는 현지교회를 비유한다. 탯줄을 끊어야 성장할 수 있는 아이처럼, 세상 앞에서 복음을 가지고 홀로 서야 하는 중국교회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환상이었다. 이 환상을 통해 내가 떠나는 것이 오히려 중국교회의 앞날을 위해 유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다. 물론 모든 지역과, 사람이 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님을 전제한다.

10년 전에도 개척된 지역을 떠나 새로운 지역과 민족을 향해 가도록 인도하시는 성령님의 뜻에 순종하여 사역지를 옮겼을 때 오히려 현지교회에 더 큰 부흥을 이루어 주셨던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선교의 주인 되신 성령님께서 가라하는 곳에 순종하며 그분의 인도하심에 따라 사역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사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최근의 추방 조치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는 담대하게 일어나 지혜롭게 행동하고 오히려 더욱 깨어 기도함으로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는 충성된 일꾼의 자세로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

둘째로 우리의 자세는 겸손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하고 있는 모든 사역들을 자기성찰적인 관점에서 돌아보아야 한다. 교회를 개척하고, 현지교회를 돕고, 제자들을 세워 나가는 모든 일에 있어서 겸손한 마음으로 현지인과 현지교회를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량주의적, 권위주의적, 성과주의적, 신학주의적인 선교방식을 주장하지 않고 "현지교회는 흥하고, 선교사는 쇠하리라"는 헌신적이고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섬긴다면, 중국교회는 더 건강하고 선교지향적인 교회로 성장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릴 것이다.

이제 중국선교는 한족교회에 집중 되었던 15년의 경험을 토대로 소수민족을 향한 전방개척선교에 더 집중하며 한족교회의 세계선교와 화교교회와의 연합된 그리스도의 몸의 하나됨이 강력한 힘을 나타내도록 우리의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태풍 5호의 조치로 인해 현지로부터 떠나 있지만, 하나님의 시간에 성령의 바람을 타고 사랑하는 그 땅, 그 민족을 향하여 가게 될 것을 믿는다.

  


반석 |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