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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 통권 155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망양보뢰(亡羊补牢)
망할 망, 양 양, 기울 보, 우리 뢰

《战国策》〈楚策〉에 초나라 양왕(襄王)과 대부 장신(莊辛)의 대화 장면이 나온다. 양왕이 주색에 빠져 국가를 위태롭게 한 일을 뉘우치고 그동안 충언을 아끼지 않았던 장신에게 개선방법을 묻자 아래와 같이 간언한다.
 

“臣闻鄙语曰, 见菟而顾犬, 未为晩也. 亡羊而朴牢, 未为迟也.”(신이 전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돌아보아도 늦지 않고, 양을 잃고서 우리를 고치더라도 늦지 않다.’) 자신의 실패를 반성하고 수습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한국어에서 망양보뢰(亡羊补牢)는 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어 어떤 일을 크게 그르치고 뒤늦게 수습하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발생했던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데자뷔처럼 다시 발생해도 우리의 대응력은 여전히 후진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성의 목소리가 생겨났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와 진실 규명의 요구가 넘쳐났다. 그러나 그 아무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과 사고도 더 큰 사건과 새로운 사고가 발생하면 묻히고 잊혀 개선의 기회를 잃고 침전되고 말았다.

최근의 메르스 사태가 우리를 또다시 부끄럽게 하고 있다. 지금 제남(济南)에는 7월 한 달 대한항공 항공편이 모두 휴항되었고 여름방학 전후로 잡혀 있던 한중교류 전면 취소라는 극단의 조치까지 내려졌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중국에까지 영향을 줄 것을 염려하여 중국은 비상사태 체제에 돌입한 형세다. 지난번 사스(SARS) 경험으로 중국은 메르스 진입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 방어 태세를 갖추고 대응하고 있다. 일사불란한 이들의 대처에 놀랍고 부러운 마음마저 든다. 이번에 우리 사회는 메르스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었으며 바이러스 민폐국으로 전락하여 어렵게 쌓아올린 국제적 위상까지 잃게 되었다.

구즉난변(久则难变)이란 말이 있다. 악습(恶习)과 폐정(弊政)이 오래가면 고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비단 정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잘못을 깨달았으면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를 당하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수천 수억의 사회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또 다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반드시 수리해야 한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미련한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얼마 전 이규보의 「이옥설(理屋说」을 해설한 한국고전번역원의 김낙철 선생의 글을 읽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이곳에 옮겨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중략) “사람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즉시 고치지 않으면 나무가 썩어서 못쓰게 되는 정도 이상으로 자신을 망치게 되고, 잘못이 있더라도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집의 재목을 다시 쓸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아무 지장 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나라의 정치도 그렇다. 무슨 일이 됐든 백성을 심하게 해치는 일인데도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고 임시방편을 써서 넘기려다가 백성이 상하고 나라가 위태로워진 뒤에 가서야 갑자기 바꾸려 하면 바로잡기가 어렵다. 그러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중략) “其在人身亦尔. 知非而不遽改, 则其败已不啻若木之朽腐不用. 过勿惮改, 則未害复为善人, 不啻若屋材可复用. 非特此耳, 国政亦如此. 凡事有蠹民之甚者 姑息不革, 而及民败国危, 而後急欲变更, 则其於扶起也难哉, 可不慎耶?”) _이규보, 「이옥설(理屋说)」, 『동국이상국집(东国李相国集)』 제21권.




 

♥ 박애양 | 중문학 박사

 

필자 : 박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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