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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8 통권 143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유교무류 (有敎無類)

有 있을 유
敎 가르칠 교
無 없을 무
類 무리 류

 

《논어》〈위령공〉편에 있는 이 말은 공자의 교육관을 잘 볼 수 있는 말로 “가르침이 있으면 종류가 없다.” 즉, 교육을 통해 누구라도 선한 길로 돌아올 수 있어 사람들 간에 차별이 없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유교무류’ 가르침에는 신분이나 빈부, 나이, 출신, 지역 등의 차등이 없기에 스승은 제자를 가려서는 안 되며 누구라도 배우고자 하는 이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교육평등 사상이 담겨있다. 이 말은 교육의 참뜻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밥상머리교육, 자식교육, 가정교육 등과 같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모든 어머니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개화기를 거쳐 현대로 넘어오면서 교육에 대한 제도적 제약이 사라지고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학교교육은 수신(修身)의 통로가 아닌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신분상승의 유일한 통로로써 그 존재 이유가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자신은 못 먹고 못 입더라도 자식 공부만큼은 원 없이 시켜보겠다는 것이 필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부모들의 기꺼운 희생은 실제로 ‘개천의 용’들을 탄생시켰고 그런 사례들이 교육에 대한 열망을 더욱 부추겨 등용문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최고학부인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상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학 등록금이 비싸지만,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가운데 7, 8명은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나 가르침이 있다면 신분과 계층의 차별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은 공자의 꿈에 불과한 일이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학문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되었고, 긴 가방끈은 사람대접 받기 위한 스펙이 되었다. 또 진리를 탐구해야 할 대학교육은 지나치게 실용성을 강조하여 인문학 위기를 초래하였고, 학교와 학과, 인맥 등으로 아(我)와 타(他)를 구별하여 상아탑에 입문한 새내기들에게 미래를 담보한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서 우리는 학문을 통해 자신의 덕을 확충해 나간다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타인이 그어놓은 세계의 안과 밖에서 일희일비하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대접받기 위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의 삶을 살고 있다. 

오랜 옛날 공자는 누구나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교육 평등사회를 꿈꾸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그런 이상적인 교육 환경이 가능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빈부,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배움의 길은 열려있다. 그러나 정작 교육의 결과는 유교‘유’류(有敎‘有’類), 가르침이 있으면 종류가 없어진다는 공자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 사회는 서열과 차별로 상처받는 사회,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진 사회, 계층 간의 격차로 화합이 어려운 사회가 되어버렸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어부로부터 의사까지 다양한 신분과 계층의 사람들을 제자로 삼아 가르치셨던 예수님은 우리네 교육 현실을 보시면서 어떤 말씀을 하실까. 이 봄 교육의 참뜻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박애양 | 중문학 박사 
 

필자 : 박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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