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제(漢武帝)의 많은 후궁 중에 가장 총애를 받은 사람은 윤부인(尹夫人)과 형부인(邢夫人)이었다. 이 두 여인은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기품 또한 범상치 않아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공톧점이 있다면 두 사람 모두 질투심이 대단하다는 점이었다. 황제의 총애를 차지하기 위한 두 부인의 경쟁과 암투는 끝이 없었다. 무제는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어떤 경우든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대면하는 일이 없도록 명을 내렸다. 두 사람이 상대방의 모습을 알지 못하면 자신이 상대방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질투심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로 이 두 여인은 자신들의 외모가 상대방만 못하다 여기고는 상대에 대한 질투심을 키워갔다.
결국 형부인을 만나게 해달라는 윤부인의 끊임없는 간청에 황제는 하는 수 없이 그러마고 약속을 했다. 얼마 후에 황제가 화려하게 치장을 한 부인을 데리고 와서는 윤부인에게 말했다. "이 부인이 당신이 밤낮으로 보고 싶어 하던 형부인이오." 실제로는 이 여인은 형부인이 아닌 다른 후궁이었다. 그런데 윤부인은 한번 위아래를 훑어보고는 "이 사람은 형부인이 아닙니다. 비록 아름답긴 하지만 부인의 기품이 없습니다."라 하지 않는가. 놀란 황제가 다음날 형부인에게 허름한 옷을 입혀 윤부인을 찾아가게 했다. 형부인이 문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윤부인은 반색을 하며 맞아들이며 "형부인 맞지요?"라 물었다. 무제가 물었다. "어떻게 형부인이라는 것을 알았는가?" 윤부인은 대답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형부인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돌연 통곡을 하였다. 무제가 놀라 이류를 묻자 윤부인이 절망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다 헤어진 옷을 입고 있어도 형부인의 출중한 기질과 미모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에야 제가 확실히 그녀만 못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사기, 외척세가>에 나오는 이 '윤형피면' 성어는 함께 대면하지 못할 정도로 질투심이 많은 상태를 형용한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100년 7월 19일 학보에 기재된 중문학과 김성곤 교수님의 글 |